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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날씨가 부쩍 따뜻해지면서 바이크 타기 참 좋은 시즌이 찾아왔어요.

출퇴근 길이나 주말 외곽 도로를 달리다 보면 피부에 닿는 바람의 온도가 달라졌다는 것을 확실히 느낍니다.

하지만 라이더들에게 이 봄이라는 시기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은 현실적인 이유가 하나 있죠.

바로 시도 때도 없이 날려 바이크를 덮치는 송화가루와 흙먼지 때문입니다.

제 든든한 발이 되어주는 혼다 ADV350 역시 며칠 주행을 하고 났더니

본래의 시크하고 무게감 있는 색상은 온데간데없고,

누렇게 뜬 꽃가루들이 카울 틈새마다 소복하게 내려앉아 있더라고요.

처음에는 귀찮은 마음에 젖은 수건이나 물티슈로 슬쩍 닦아볼까 하는 유혹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십 년 가까이 바이크를 타며 구르다 보니 그게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요.

특히 무광 플라스틱 카울 면적이 넓은 ADV350 특성상,

흙먼지가 묻은 상태에서 타월로 문질러버리면 도장면에 미세한 스크래치가

거미줄처럼 생기거나 찌든 얼룩이 도장면 깊숙이 파고들어 나중에는 광택 작업으로도 복구하기 힘들어지거든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오랜만에 날을 잡고 제대로 된 셀프 세차를 결심했습니다.

혼자 묵묵히 닦는 것도 좋지만 세차는 또 여럿이서 땀 흘리며 수다 떠는 맛이 있잖아요.

마침 주말이라 쉬고 있는 친구 두 녀석에게 연락해 근처 바이크 세차장으로 급하게 번개를 쳤습니다.

바이크 세차의 기본 중 기본, 엔진 열 식히기와 예비 세척

세차장에 도착하자마자 초보 라이더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이자,

제가 곁에 있는 동생들에게 꼭 귀에 못이 박히도록 강조하는 첫 번째 철칙이 있습니다.

바로 시동을 끄고 엔진과 머플러, 그리고 브레이크 디스크의 열을 충분히 식혀주는 기다림의 과정입니다.

보통 세차장에 도착하면 더러워진 바이크를 빨리 씻어내고 싶은 마음에 동전부터 넣고 고압수를 쏘아붙이곤 하는데,

주행으로 인해 뜨겁게 달궈진 금속 부품에 차가운 물이 갑자기 닿으면

급격한 온도 변화로 열변형이 올 수 있습니다.

특히 브레이크 디스크가 휘어버리면 주행 중

브레이크를 잡을 때마다 핸들에 끔찍한 진동이 전해지고,

결국 디스크 로터를 통째로 교체해야 하는 아찔한 수리비 청구서를 받게 됩니다.

그래서 친구들과 바이크 세 대를 나란히 베이 바깥에 세워두고,

자판기에서 시원한 캔커피를 하나씩 뽑아 들고 최소 이십 분 이상은 수다를 떨며 기계가 자연스럽게 식기를 기다렸습니다.

친구 녀석 하나는 세차가 너무 오랜만이라며 자꾸 머플러 쪽에 물을 들이붓고 싶어 안달이 났길래,

제가 등짝을 한 대 때리며 말려두기도 했죠.

이 기다림의 시간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안전하게 그리고 오랫동안 바이크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한

가장 저렴하고 확실한 투자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열이 어느 정도 식은 것을 손등을 가까이 대어 조심스레 확인한 뒤,

본격적으로 고압수를 뿌리기 시작했습니다.

고압수를 쏠 때는 바이크와 랜스를 너무 가까이 붙이지 않고,

일정한 거리를 둔 상태에서 위에서 아래로 쓸어내리듯 분사하는 것이 중요해요.

바이크는 기본적으로 방수 설계가 되어 있지만,

스위치 뭉치나 디지털 계기판, 그리고 에어필터 흡기구 쪽에는

물이 직접적으로 강하게 들이치지 않도록 방향을 잘 조절해야

전자 계통의 트러블을 막을 수 있습니다.

송화가루는 물에 젖으면 끈적하게 도장면에 달라붙는 성질이 있어서

고압수만으로 최대한 이물질을 날려버리는 꼼꼼한 예비 세척 과정이 필수입니다.

굴곡진 스쿠터 카울 공략과 디테일링 노하우

충분히 고압수로 헹궈낸 다음에는 폼건을 이용해 쫀득한 스노우 폼을 바이크 전체에 빈틈없이 도포해 줍니다.

하얀 거품이 도장면과 카울에 단단히 엉겨 붙은 찌든 때와 꽃가루를 부드럽게 불려서

바닥으로 뚝뚝 떨어뜨릴 때까지 잠시 기다려주는 여유가 필요하죠.

ADV350은 어드벤처 스타일을 표방하는 스쿠터답게 일반적인 도심형 스쿠터보다

디자인이 훨씬 굴곡지고 손이 닿지 않는 틈새가 많아서 이 폼을 이용한 때 불리기 작업이 아주 유용하게 쓰입니다.

거품이 어느 정도 흘러내리고 때가 불었다 싶으면 물통에 카샴푸를 풀고

부드러운 양모 워시 미트를 이용해 조심스럽게 문질러 줍니다.

이때 윈드스크린 쪽은 주행 중 부딪힌 벌레 사체가 단단하게 말라붙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억지로 힘을 주어 긁어내려 하지 말고 물에 흠뻑 적신 타월을 잠시 올려두어

단백질을 불린 뒤 살살 닦아내는 것이 스크린의 스크래치를 방지하는 저만의 팁입니다.

ADV350의 덩치가 쿼터급 중에서도 꽤 듬직한 편이라 막상 쭈그려 앉아 구석구석 닦다 보면

은근히 허리도 아프고 체력 소모가 큽니다

. 특히 리어 휠 쪽이나 구동계 커버 부분은 도로에서 올라오는

각종 흙먼지와 브레이크 분진, 기름때가 뒤엉켜 있어서

여간 닦기 힘든 게 아니에요.

예전에 저도 뭣 모르던 시절에는 일반 카샴푸를 묻힌 미트 하나로 온통 문지르다가

기름때가 오히려 다른 카울에 번져서 고생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엔진룸 하단이나 휠, 구동계 쪽은 다목적 세정제를 묽게 희석해서 미리 뿌려두고

전용 디테일링 브러시로 틈새를 살살 털어주듯 닦아내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상단과 하단, 부위별로 도구를 나누어 사용하면 세차 시간은 조금 더 걸릴지 몰라도

결과물은 확실하게 차이가 나거든요.

옆 베이에서 세차하는 친구들의 바이크를 곁눈질로 보니 확실히 단순한 네이키드 장르보다는

제 스쿠터가 손이 훨씬 더 많이 가는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긴 하더라고요.

건조 작업과 세차의 완성, 그리고 든든한 국밥 한 그릇

이마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힐 때쯤 다시 맑은 고압수로 거품을 씻어내면,

그제야 뽀얗게 숨어있던 ADV350 특유의 묵직한 본래 색감이 세상 밖으로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사실 바이크 세차의 진짜 승부는 물기를 제거하는 건조 작업에서 갈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에어건을 십분 활용해서 카울의 단차 틈새나 나사선 깊은 곳,

브레이크 캘리퍼 주변, 그리고 핸들 스위치 박스 안에 고여있는 물기를 확실하게 불어내야 합니다.

이 과정을 대충 넘기면 나중에 주행할 때 숨어있던 더러운 물이 줄줄 흘러나와

애써 닦아놓은 카울을 다시 오염시키거나, 심한 경우 배선 쪽에 부식을 일으킬 수도 있거든요.

에어건 작업이 끝나면 크고 부드러운 드라잉 타월을 넓게 펴서 남은 물기를 스윽스윽 훔쳐내고,

무광 전용 왁스까지 얇게 펴 발라 버핑을 해줍니다.

왁스를 바르고 나니 정말 방금 센터에서 출고한 새 차처럼 은은하고 깊은 광이 올라오더군요.

내가 직접 정성을 들여 닦아 놓았을 때 뿜어져 나오는 그 묵직한 존재감 하나만큼은

다른 어떤 바이크도 부럽지 않은 순간이었습니다.

세 시간 남짓 진행된 릴레이 세차가 끝나고 나니 긴장이 풀리면서 다들 배가 고파져 말이 없어졌습니다.

이럴 때 라이더들에게 생각나는 소울푸드는 역시 뜨끈하고 든든한 국밥 한 그릇이죠.

세차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저희가 바이크를 타고 자주 가는 단골 순대국밥집이 있어서 지체 없이 핸들을 돌렸습니다.

주차장이 널찍해서 바이크 세 대를 편하게 세워둘 수 있는 아주 고마운 식당입니다.

식당 안으로 들어가 창밖으로 나란히 세워진 삐까뻔쩍한 바이크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먹는 국밥의 맛은 그야말로 꿀맛이었습니다.

펄펄 끓는 뽀얀 고기 국물에 매콤한 다대기를 듬뿍 풀고,

잘 익은 깍두기를 얹어 크게 한 숟갈 푹 퍼먹으니 세차하면서 쌓였던 피로와 팔뚝의 뻐근함이

국물과 함께 식도로 싹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었습니다.

밥을 입안 가득 씹으며 친구들과 다음 주말에는 어디로 장거리 라이딩을

떠날지 시끌벅적하게 계획을 짜는 이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이

바이크를 계속 타게 만드는 가장 큰 원동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랜만에 땀방울을 흘리며 직접 세차를 해보니,

그동안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카울 하단의 미세한 흠집이나 타이어의 공기압,

브레이크 패드의 마모 상태까지 자연스럽게 점검할 수 있어서 겉모습뿐만 아니라

내실까지 다지는 아주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바이크 세차는 단순히 기계의 외관을 반짝거리게 만드는 1차원적인 작업을 넘어,

내 생명을 담보로 달리는 기계와 손끝으로 교감하고 컨디션을 세밀하게

확인하는 가장 기본적인 정비의 출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시라도 이 글을 읽고 계신 입문자나 초보 라이더 분들이 계신다면,

날씨가 덥고 귀찮다고 매번 자동 세차장이나 샵에만 맡기지 마시고

이번 주말에는 시간을 내어 꼭 한번 직접 셀프 세차에 도전해 보시길 진심으로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내 손으로 꼼꼼하게 닦아주고 어루만져 준 만큼,

바이크는 도로 위에서 절대 주인을 배신하지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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