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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인 장거리 주행을 가로막는 매서운 주행풍의 압박

요새 들어 국도를 타고 외곽으로 뻗어 나가는 장거리 퀵서비스의 매력에 푹 빠져 지내고 있어요.

꽉 막힌 도심을 벗어나 탁 트인 도로를 달리다 보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주머니도 두둑해지니 일석이조의 기쁨을 누리고 있죠.

하지만 주행 거리가 길어지고 속도가 올라갈수록 내 든든한 동반자인 ADV350에게서

한 가지 아주 치명적인 단점이 몸으로 체감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거세게 몰아치는 주행풍의 압박이었어요.

ADV350의 순정 윈드스크린은 디자인적으로는 차체의 날렵한 선을 잘 살려주지만,

방풍 성능 면에서는 아쉬움이 꽤 크게 남는 편이거든요.

수동으로 스크린 높이를 가장 높게 올려보아도,

제 앉은키를 기준으로는 주행풍이 정확히 헬멧의 턱선과 쉴드 정면을 강타하게 됩니다.

가벼운 시내 주행에서는 이 바람이 꽤 시원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시속 팔구십 킬로미터를 넘나드는 국도 주행에서는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쉴드를 사정없이 때리는 풍절음 때문에 블루투스 헤드셋의

노랫소리나 내비게이션 안내 음성은 전혀 들리지 않게 되고,

정면에서 불어오는 맞바람을 목 근육만으로 온전히 버텨내야

하니 집에 돌아오면 뒷목과 어깨가 돌덩이처럼 뭉쳐버리기 일쑤였어요.

게다가 날이 따뜻해지면서 밤바리나 외곽 주행을 할 때마다

헬멧 쉴드 정면에 수없이 벌레들이 터져 죽는 끔찍한 참사가 벌어지기도 했죠.

이대로라면 낭만적인 투어링은커녕 골병이 들겠다는 생각에,

결국 바람의 저항을 물리쳐줄 거대한 투명 방패인 애프터마켓 롱 윈드스크린으로 과감하게 교체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고무 너트와의 조심스러운 씨름, 그리고 롱 스크린 장착의 요령

인터넷으로 주문한 투명하고 거대한 롱 윈드스크린이 도착하자마자

오밀조밀한 공구함을 들고 주차장으로 내려갔습니다.

ADV350의 윈드스크린 교체는 특별히 차체 카울을 뜯어낼 필요가 없어서

십 년 차 자가 정비러에게는 아주 가벼운 난이도의 작업에 속해요.

필요한 공구라고는 순정 볼트를 풀어낼 오 밀리미터 육각 렌치 하나면 충분하거든요.

스크린 전면에 보이는 네 개의 육각 볼트를 천천히 풀어주기만 하면 되는데,

여기서 윈드스크린 교체를 처음 해보는 초보자들이 정말 많이 하는 뼈아픈 실수가 하나 발생합니다.

볼트를 다 풀 때까지 스크린을 손으로 꽉 잡고 있지 않다가,

마지막 볼트가 풀리는 순간 무거운 스크린이 앞 펜더 위로 뚝 떨어지면서

도장면에 돌이킬 수 없는 깊은 기스를 내버리는 대참사죠.

저는 한 손으로 스크린 중앙을 단단히 지지한 상태에서 나머지 한 손으로

육각 렌치를 돌려 아주 안전하게 순정 스크린을 분리해 냈습니다.

스크린을 떼어내고 나면 브라켓 쪽에 고무 재질로 된 웰너트라는 부속품이 차체 쪽에 박혀있는 것을 볼 수 있어요.

이 고무 너트는 볼트를 조이면 안쪽의 고무가 뚱뚱하게 팽창하면서

스크린의 진동을 잡아주고 단단하게 고정해 주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데,

너무 오래 사용했거나 조립할 때 무리하게 힘을 주어 누르면

고무가 찢어지거나 카울 안쪽으로 쏙 빠져버리기도 합니다.

만약 이 너트가 보이지 않는 카울 안쪽 깊숙한 곳으로 빠져버리면

전면 프런트 카울을 전부 뜯어내야 하는 어마어마한 대공사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새 롱 스크린을 대고 볼트를 끼울 때는 절대 억지로 힘을 주어 누르지 말고,

나사선이 자연스럽게 맞물려 들어가도록 살살 달래가며 조립해야 합니다.

언제나 그렇듯 네 개의 볼트를 한 번에 꽉 조이지 않고,

손가락 힘만으로 대각선 방향으로 번갈아 가며 헐렁하게 걸쳐둔 뒤에

마지막에 육각 렌치로 유격을 잡아가며 단단하게 조여주었습니다.

거대한 투명 아크릴판이 차체 전면에 우뚝 솟아오른 것을 한걸음 뒤로 물러서서 바라보니,

마치 대륙을 횡단하는 진짜 어드벤처 투어러가 된 것 같은 웅장함이 느껴졌습니다.

바람을 지배하는 쾌감과 그 이면에 숨겨진 양날의 검

장착을 무사히 마친 후 바로 헬멧을 쓰고 테스트 주행을 위해 한적한 외곽 국도로 나섰습니다.

스로틀을 감고 속도를 쭉 올려보니 그 변화는 실로 엄청났어요.

헬멧과 가슴팍을 쉴 새 없이 때리던 매서운 주행풍이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바람이 거대한 스크린의 곡면을 타고 제 정수리 위로 부드럽게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헬멧 안은 마치 고급 세단의 창문을 모두 닫은 것처럼 고요해졌고,

엔진 특유의 고동감과 블루투스 헤드셋의 음악 소리가 아주 선명하게 귓가에 맴돌았죠.

더 이상 맞바람을 버티기 위해 목에 핏대를 세울 필요도 없어

장거리 주행의 피로도가 절반 이하로 확 줄어든 느낌이었습니다.

이제 한여름 밤에 날벌레 떼의 습격을 받아도 헬멧 쉴드 대신

스크린이 훌륭한 방패막이가 되어줄 테니 세차나 관리도

훨씬 수월해지겠다는 생각에 헬멧 속에서 미소가 절로 지어졌어요.

하지만 세상 모든 튜닝 파츠가 그렇듯 롱 윈드스크린 역시

치명적인 단점들을 여러 개 안고 있었습니다.

가장 크게 다가온 첫 번째 불편함은 바로 시야의 왜곡이었어요.

스크린의 끄트머리 높이가 제 눈높이와 묘하게 겹치다 보니,

코너를 돌거나 바로 앞 노면의 파인 곳을 확인할 때 두꺼운 아크릴의 굴곡 때문에

바닥이 일렁이는 것처럼 보여 적응하는 데 꽤 오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비가 많이 오는 날에는 스크린 전면에 맺힌 빗방울 때문에 전방 시야가

극도로 제한되는 아찔하고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죠.

게다가 거대한 방패를 정면에 달고 달리는 꼴이라 공기 저항이 커져서,

아주 미세하지만 최고 속도 도달 시간이 길어지고 연비가

순정 상태일 때보다 살짝 떨어지는 현상도 있었습니다.

특히 탁 트인 다리 위나 평야를 지날 때 강한 측면 바람을 맞으면,

거대한 롱 스크린이 바람을 받는 돛 역할을 하면서 바이크의

앞머리가 휙 하고 휘청거릴 정도로 조향이 몹시 불안해지는 무서운 경험도 해야 했습니다.

한여름 무더위에는 몸으로 오는 시원한 주행풍을 너무 완벽하게 막아버리는 바람에,

신호 대기 중에는 라이딩 재킷 안으로 땀이 줄줄 흐르는 찜통더위를

맨몸으로 견뎌야 한다는 점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뼈아픈 단점이었죠.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는 편안함, 그리고 튜닝을 대하는 마음가짐

이러한 여러 가지 단점들과 부작용을 온몸으로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다시 짧은 순정 스크린으로 돌아갈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잃는 것보다 장거리 주행에서 얻는 압도적인 방풍의 안락함과

목 근육의 평화가 저에게는 훨씬 더 가치 있고 크게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비가 쏟아지는 날이나 강풍 특보가 내린 날에는 평소보다 속도를 확 줄이고

철저하게 방어 운전을 하면 충분히 스스로 통제하고 극복할 수 있는 문제니까요.

내 바이크에 직접 내 손으로 새로운 장비를 달아주고 그 뚜렷한 성능의

명암을 도로 위에서 몸소 체험하는 이 모든 과정이 바로 십 년을 타도

질리지 않는 바이크 라이프의 진정한 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혹시라도 쉴 새 없이 몰아치는 장거리 라이딩의 피로감 때문에

롱 윈드스크린 장착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계신 초보 라이더 동생이 있다면

 선배로서 이 말씀을 꼭 전하고 싶네요.

세상에 무조건 완벽하기만 한 튜닝 파츠는 절대 없으니

롱 스크린이 가져다주는 극강의 편안함 뒤에 숨겨진 시야 왜곡과

측풍의 위험성을 반드시 머릿속에 인지하시고,

쇳덩이에 부품을 조립할 때는 절대 부드러운 고무 너트가 카울 안으로

도망가지 않도록 나사선을 달래가며 부드럽게 조여주는 세심한 여유를 꼭 가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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